멕시코,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 권리 보호법 시행… 글로벌 기준에 맞춰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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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뉴욕, 유럽 연합(EU), 한국에 이어 멕시코도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우버(Uber), 디디(Didi)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은 COVID-19 팬데믹 이후 멕시코에서 경제 활동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배달 서비스와 차량 호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멕시코 노동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약 66만 명의 노동자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사회보장제도에서 배제되어 경제적 불안정과 권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사고나 질병이 발생할 경우 노동자들이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상황은 법적 보호와 포괄적 정책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에 멕시코 정부는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 보호법을 도입한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하여 비슷한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는 법률 개정안을 준비했고, 그 결과, 2024년 12월 24일 연방관보(Diario Oficial de la Federación, DOF)에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규정이 포함된 노동법 개정안이 발표되었다.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의 정의와 주요 내용

이번 법령은 디지털 플랫폼을 작업, 서비스, 과업을 제3자에게 배정하는 메커니즘,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및 장치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개인적이고 보수를 받는 종속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플랫폼 노동자로 규정한다.

디지털 플랫폼 노동은 특정 플랫폼을 통해 물리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활동으로 정의되며, 디지털 플랫폼이 노동자에 대한 지휘와 감독을 수행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 소비자, 또는 작업 수혜자는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주로 간주되지 않는다.

주요 법 조항 요약

근로 시간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는 자신의 근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권리를 가지며, 플랫폼이 이를 제한하거나 간섭할 수 없다.

보수
보수는 작업, 서비스, 과업 단위로 지급되며, 주휴수당, 휴가, 휴가 보너스, 연말 상여금 등이 포함된 것으로 간주되어 별도로 지급되지 않는다. 팁은 사회보장세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권리 보장 및 고용주 의무
연 288시간 이상 근무한 플랫폼 노동자는 실제 근로 시간을 기준으로 근로자 이익 분배 제도(PTU)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은 근로자에게 등록, 플랫폼 이용, 계약 해지 등과 관련된 비용을 부과할 수 없으며, 미성년자 노동과 임금 공제를 금지한다.

플랫폼 기업의 성별 관점 적용
플랫폼 기업은 성별 관점을 적용해 차별, 성폭력, 직장 폭력, 괴롭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고 개인 및 가족 생활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의무 (제291-K 조)
디지털 플랫폼 기업은 근로자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무를 진다.

  1. 작업에 대한 대금은 매주 지급하며, 지급 지연은 금지된다.
  2. 근로 시간을 기록하고, 주별 작업 시간 및 수익을 명시한 영수증을 발행해야 한다.
  3. 근로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시스템을 제공하고, 데이터 접근 및 수정 권리를 보장한다.
  4. 근로자의 사회보장 등록 및 관련 비용 납부를 책임진다.
  5. 근로자가 플랫폼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6. 직장 내 안전 및 건강 규정을 준수하도록 안내하고 이를 보장한다.
  7. 근로자 불만 사항 해결을 위한 전담 기구를 마련한다.


법령 시행 및 사회보장 적용
새 법령에 따라 멕시코 사회보장청(IMSS)은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에게 의무 보험을 보장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발효 후 5일 이내에 일반 규정을 발표해야 한다.
플랫폼 노동자의 보험 가입은 근로 기간 중 발생하는 사고 및 질병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강조되었다.

글로벌 사례와의 비교
스페인, 프랑스, 영국과 같은 국가들은 이미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스페인은 2021년 ‘라이더법’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를 종속적 고용 관계로 인정하고, 고용주가 사회보장 부담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프랑스는 플랫폼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으며, 영국은 고용주의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적 틀을 마련했다.

새로운 법의 의미와 전망
이번 법적 조치는 멕시코가 디지털 경제 시대에 걸맞은 노동권 보호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를 단순한 독립 계약자가 아닌 종속적 노동자로 인정함으로써, 이들의 권리 보장과 사회보장 제도 포괄을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쉐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법은 디지털 경제의 도전에 대응하며,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령은 글로벌 노동 환경 변화에 발맞추어 멕시코가 경제적 혁신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실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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